김동리의 소설 무녀도의 무대 금장대 예기 청소
경주가 낳은 대표적인 문학인으로는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이 있어요. 그중 오늘은 김동리와 그가 쓴 소설 무녀도, 무녀도의 무대가 되는 금장대 예기 청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무녀도
무녀도는 무당인 엄마 모화와 기독교를 믿는 아들 욱이의 갈등을 그린 소설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본 소설이고, 대략적인 내용을 알 정도로 유명한 김동리의 대표 소설이지요. 종교적 갈등으로 모화의 칼에 욱이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모화는 예기 청소에서 굿을 하던 중 물속으로 빠져 죽는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소설이지요. 그 시절은 한창 서구 문명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혼란한 시대였어요. 그래서 전통적인 신앙과 근대적 문명의 갈등, 충돌이 많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하기야 우리 어릴 때도 예수쟁이라고 욕하고, 무당이라도 손가락질하기도 하고, 형제, 사촌끼리 종교로 인한 제사 문제로 많이 다투는 것을 보았지요. 하물며 그때야 훨 더 심했겠지요. 이 작품은 토속적, 향토적이며 그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고 합니다. 사실 문학적으로 깊이 있게 알지 못해서 간단히 한 줄 요약했어요.
2) 예기 청소
"예기"는 관청에 새로 들어온 기생이란 뜻이고, "청소"란 푸른 소 즉 푸른색이 보일 정도의 아주 물이 깊은 곳을 말해요. 시골 웬만한 동네에는 거의 "예기 청소" 아니면 "청소' 그것도 아니면 "소"라고 한두 군데는 있지요. 깊은 물을 그렇게 부르지요. 경주 금장대의 예기 청소는 예부터 전해오기를 귀족들이 관기들과 유흥을 즐기다가 술 취한 관기가 물에 빠져 죽은 곳을 말해요. 심지어 제주도에도 유명한 예기 청소가 있고요. 예기 청소라 불리는 곳은 모두 경치가 아주 뛰어나 놀기가 아주 좋은 곳입니다. 보통은 애기 청소로 불러요.
3) 김동리와 경주
김동리가 어릴 적 살던 곳은 경주 성건동입니다. 보문에서 내려오는 알천(북천이라고도 함)과 내남과 남천이 만나 서천이 되는데, 그 서천의 물길이 만나는 곳이 예기 청소입니다. 두 물줄기가 만나니 물이 소용돌이치고, 아주 깊어지지요. 김동리의 집은 그곳과 지척입니다. 개울 뚝에 올라서면 바로 코앞입니다. 아마 그 근처에서 매일 친구들과 목욕을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무녀도 외에 김동리의 대표 소설로는 사반의 십자가, 황토기, 등신불, 역마 등 많은 작품이 있는데 대체로 향토적, 토속적, 민족적인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어릴 때의 여러 가지 주변의 환경이 작품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4) 금장 낙안, 아름다운 경치에 기러기도 쉬어가는 금장대
경주 신라의 삼기 팔괴의 하나인 금장대, 날아가던 기러기도 경치가 하도 빼어나 잠시 쉬어간다는 곳입니다. 위에서 말한 알천과 서천이 만나는 곳의 서측편의 작은 산, 강 쪽은 바위 절벽으로 되어 있고 그위에 정자를 지으니 이것이 금장대입니다. 예부터 신라왕들의 놀이터, 연회 장소라고 하네요. 서라벌이 한눈에 들어오는 게 경치가 아주 좋아요.
절벽 아래에 청동기 시대 암각화가 있는데 희미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또 여기서 임신서기석이란 금석문이 발견되었는데, 젊은 두 화랑들이 서로 열심히 공부하자는 맹세를 새긴 것이라 합니다. 지금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경주의 유명한 소설가 김동리와 무녀도란 작품의 무대인 금장대와 예기 청소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한 군데서 이런 여러 가지 유적과 이야기가 있는 곳은 많지 않지요(ㅎㅎ경주는 너무 많아요). 경주 시내에 있고 접근하기도 쉬운 곳이니 한 번쯤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언제 기회가 되면 건천에 있는 박목월 시인의 고향도 다녀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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