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그리고 절
사찰(寺刹)은 부처님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공간이고, 승려나 신도가 불상을 모시고 불법을 닦는 곳 이지요. 절은 앞편에서 언급한것처럼 불상이나 탑 앞에서 하도 많이 허리를 꺽어(切) 경배한다고해서 절이라고 한다네요. 또 다른 말로는 가람, 혹은 불가라고도 하지요.
또다른 표현으로 이름을 앞에 붙여 "O O 사" 라고도 합니다. 불국사, 황룡사 처럼....
중국 후한(AD.1C)때 인도승려 2명이 중국을 방문해 관청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관청 이름을 홍로시(寺)라고 했어요. 그런데 승려들이 머무르 곳을 구분하기위해 시(寺)와 발음을 구분하여 사(寺)라고 하였답니다. 그후 스님들이 있는 곳을 O O 사(寺)라고 한다고 해요. 이건 뭐 몰라도 그만....
자 이제 절은 어떤 구조와 순서로 되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앞편에서 우리가 절에 가는것은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과정이라 했지요. 즉 불교의 세계관에서 남쪽끝 남섬부주 대륙에서 8개의 산을 넘고 8개의 바다를 건너 수미산 꼭데기 도솔천을 지나야 부처의 세계를 갈수있다고 헀어요. 그런 과정의 축소판인 절을 통하여 이제 부처님을 만나러 다함께 가볼까요.
1>당, 당간지주
기도나 법회등의 의식이 있을때 이를 알리는 깃발인 당과 그 깃대를 고정시키는 두개의 기둥입니다. 멀리서 보았을때 여기서 부터는 절의 영역이므로 마귀는 얼씬도 하지말라는 표시이기도 하구요.
크기가 엄청나요. 어른 키의 거의 두배 정도 입니다. 그럼 당과 깃대의 크기는 어느정도 일까요? 저도 사실 가늠이되지 않네요. 깃대 고정방법은 가로 막대를 위와 아래에 두개 고정하고 깃대를 세워 가로막대에 튼튼하게 묶는 방법을 사용하지않았나 생각 드네요. 상상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장관이지 싶어요.
2> 일주문
부처님의 나라에 가기위한 제일 첫번째 관문이지요. 속세에 흩어져 더러워진 마음을 깨끗이 하고 하나로 모아 정진하는 마음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뜻이에요. 즉 부처를 만날려면 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말이에요.
일주문은 기둥을 일자로 두개만 있어요. 일반적인 건물은 모두 네개 이상 입니다. 이점이 특징....
3> 해탈교, 피안교,반야교
일주문을 지나면 일단 경내에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부터 법당까지는 일반적으로 한참을 가야 되지요. 그중간에 보통 연못이 있거나 절의 옆 계곡의 물길을 들여 흘러가게 해놓은 곳이 많아요. 이런 도랑이나 연못을 가로질러 다리를 만들고 이를 해탈교 혹은 피안교라 하지요. 이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 여덟개의 바다를 건너 수미산으로 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했지요. 부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팔해를 건너는것처럼, 연못이나 개울을 건너 법당으로 가는 것이 같은 의미로 해석될수 있어요. 둘째는 경내에 불이 났을때 화재대비 용수로 사용될수 있고 셋째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반성하는 의미로 사용될수도 있지요. 아래 연못은 불국사의 반야연지 입니다.
4>금강(인왕)문, 천왕문
금강문은 금강역사가 문의 양쪽에서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하는 곳 입니다. 두눈을 부릅뜨고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지요. 원래 사나운 귀신이었지만 부처님에게 귀의해 항상 방망이를 들고 부처가 설법하는 옆에서 지키고 있어요. 수미산 중턱에서 수미산을 지키는것과 같은 이치 입니다.
천왕문은 네명의 천왕들이 수미산 네 방향에서 수미산과 부처의 세계를 가는 길을 지키듯이 절의 중간쯤에서 부처가 모셔져 있는 절을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원래 천왕들은 인도에서 귀신들의 왕이었지만 나중에 부처의 제자가 되었답니다. 칼이나 비파를 들고 발로는 마귀 혹은 마구니를 밟는 모습으로 중생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경계하며서 불법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5> 경루
법당 앞에 일자로 길게 늘어선 건물로 루, 혹은 경루라 한다. 이곳은 불교경전을 보관하기도 하고 범종각을 세워 범종이나 목어, 운판을 설치하기도 한다. 불국사의 경우 좌경루 우경루가 있지요.
6> 불이문, 해탈문
근원적으로 둘이 아닌 하나가 진리라는 의미이다. 생과 사, 만남과 헤어짐,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모두 하나이다 는 뜻이겠지요. 모든 번뇌를 버리고 진리에 닿아 해탈에 이를 수 있다 해서 해탈문이라고도 해요. 또한 수미산 정상 도리천 위에 불이문 즉 부처님 세계로 들어가는 문으로서, 이문을 통과하면 부처님이 계신 불국토에 해당하는 사찰의 경내에 도달할수 있어요. 불국사에서는 자하문이 불이문에 해당되겠네요. 자하문은 후에 불국사 편에서 자세히 소개할까 합니다.
7> 탑
탑은 추후에 별도로 떼어내 한편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간단히...
원래 탑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는 곳 이에요. 그래서 부처님의 신체, 몸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부처님이 계신 집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탑을 향해 기도하기도 하고 탑돌이 하면서 소원을 빌기도 하죠. 탑을 부처님으로 여기기 때문이에요.
탑은 절에 따라 다른데 어떤 곳은 1탑 1금당, 또 다른 곳은 2탑 1금당 혹은 2금당으로 절마다 차이는 있는데 큰 의미는 없다고 해요. 불국사는 대웅전 기준으로 2탑 1금당 입니다.
8> 법당
법당 혹은 금당은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자, 극락세계 천상의 나라이지요. 이 법당에 오면 그 순간 우리모두는 부처가 되고, 부처의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물론 절을 벗어나면 바로 속세가 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얼마든지 행복해질수 있겠죠. 법당안에는 주불(본존불) 단독으로 모시거나 양옆에 협시불과 함께 모실수도 있어요. 협시보살은 본래 중앙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을 여러 가지 덕성을 보다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강조하기 위해서 모셔지는 분들입니다. 보통 석가모니가 본존불일 경우 협시보살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모셔지기도 하고, 어떤곳은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시기도 합니다.
또한 본존불로 어떤 부처를 모시느냐에 따라 건물의 이름이 달라진다. 아래와같이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협시불을 보살들로 배치할때는 대웅전이라고 해요.
9> 그 외 작은 전각들
칠성각 - 수명 장수 신을 모시는 곳
산신각 - 사찰이 있는 산의 산신을 모심
용왕각 - 바다의 용왕을 모심
위 전각들은 토속 신앙들을 불교적으로 수용해 마든 전각들 입니다.
조사당은 종파의 시조나 사찰을 창건한 최초의 주지스님들을 모셨고, 국사당은 국사를 배출한 절에서는 그분을 위한 별도의 전각들을 만들었어요. 이런 전각들은 주로 절의 후면부에 주로 배치 했지요.
10> 기타 부속물
석등 - 아리석고 어두운 중생들의 마음을 비추는 환한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
범종각 - 불이문과 일직선상 왼쪽
지옥의 중생까지 구제받게 해달라는염원
법고 - 짐승을 비롯한 축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침
운판 - 날짐승의 천도를 기원
목어 - 물속의 중생을 기원
범종, 법고, 운판, 목어를 사물이라 하는데 이는 어떠한 생물들도 목숨을 소중히 여기라는 뜻 입니다. 스님들은 발걸음 하나 옮길때에 행여나 지렁이나 개미를 밟을까 조심한다고 하자나요.
왜 그럴까요?
여기에 윤회사상이 있어요. 지렁이를 밟으면 살생의 업보가 지워져, 죽을때 그업보로 인해 지옥으로 갈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우리가 현재 선을 행하고 덕을 쌓는 것은 다음세상에 다시 태어날때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은 세상에 태어날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지요. 이것이 윤회 사상 이구요.
힘은 들지만 재미 있어요. 참고로 이 글을 처음 읽으시는 분은 앞 글들도 읽으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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